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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썰,야툰

    여자의 본능11부

    s******1 | 2023-07-28 | 조회 38

    얼마 동안 아무런 말도 없이 누워있던 두 남녀는 옆방에서 다시 들려오는 여자의 신음에 일어나서 샤워를 한다.

     

     

     

    샤워를 끝낸 두 사람은 이제 서로의 알몸을 보는 것에 대해 익숙해진 듯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래도 보지는 그에게 보여주기 싫은지 수건으로 그곳만은 가리고 있다.

     

    아직도 얼얼한 상태의 보지를 그녀는 차가운 물로 식혀야만 했다. 하지만 쉽게 상처가 나을 것 같지는 않았다.

     

     

     

    "자기 너무해! 아파 죽겠단 말이야!"

     

    "아니 왜요?"

     

    "자기가 너무 세게 해서 아직도 얼얼하고 상처 난 것 같아!"

     

    "저. 정말요? 이거 어떻게 해요?"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요? 앞으로 나을 때까진 더 이상 못하는 거죠..."

     

    "네. 얼마나 걸리는데요?"

     

     

     

    그는 무척 심각해졌다.

     

    인제야 겨우 섹스의 맛을 알게 되었는데 지금 기분 같아서는 날마다 온종일 섹스만 하고 지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걸 할 수 없다니. 조금 후회가 된다. 살살 할걸...

     

     

     

    "한 6개월 정도...."

     

    "뭐. 뭐라고요? 6개월씩이나? 그. 그럼 빨리 병원에 가요..."

     

     

     

    그의 당황스러워하는 표정이 귀엽게 느껴진 그녀는 조금 더 놀려 줄까 하다가

     

     

     

    "왜. 왜 그래. 농담이야. 아마 1주일 정도 지나면 괜찮아 질 거야"

     

     

     

    동현을 안심시킨다.

     

     

     

    "정말이죠? 일주일만 참으면 되는 거죠?"

     

     

     

    그녀의 농담이라는 말에 뭐가 그리 신나는지.

     

     

     

    "그런데 너무하는 것 아냐? 남은 아파 죽겠는데 그거 하고 싶은 생각밖에 없고..."

     

    "아...아니에요. 당신이 걱정되어 그런 거예요. 미안해요."

     

    "됐어요. 잠깐만요. 옷 좀 갈아입고요"

     

     

     

    그녀는 동현이 보는 앞에서 알몸을 감싸고 있던 수건을 풀고 미리 준비한 옷들을 여행 가방에서 꺼내어 입는다.

     

    사내 앞에서 알몸으로 옷을 갈아 있는 것 또한 남편 앞에서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남편은 자기 앞에서 옷을 갈아입는 것을 무척 천박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녀가 자신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옷을 갈아입는 것을 보고 있는 동현은 당장 달려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물건은 벌써 발기되어 언제라도 그녀의 보지 속으로 달려들어 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녀는 먼저 또 하나의 T 백 스타일의 팬티를 입고 스타킹 끝부분이 레이스 처리가 되어 있는,

     

    예전에는 포르노 영화에서 여배우들이나 입던 그런 밴드 스타킹을 신는다.

     

    요즘이야 홈쇼핑 속옷 모델들도 입고 나오기 때문에 평범해진 스타일이지만 예전에는 구경조차 하기 힘든 스타일이다.

     

    사내들은 왜 그리 레이스에 집착하는지. 

     

    포르노 배우들이 그런 스타킹을 신고 있는 것만으로도 사내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한 적이 있었다.

     

     

     

    "그거 입으면 불편하지 않아요?"

     

     

     

    그녀는 동현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응 조금 불편해서 평상시는 안 입어봤는데 오늘 처음 시도해 보려고"

     

    "그래도 편하게 좋지 않아요?"

     

    "그럴까? 하지만 난 자기 앞에서 이걸 입었다는 걸 보이고 싶었는데. 나 참 야하지? 그렇지?"

     

     

     

    그녀는 조금 어색한지 피식 웃는다.

     

     

     

    그렇다. 동현이 평소에 생각했던 그녀의 모습들과 어제와 오늘 그녀의 모습은 많이 달라 보였다.

     

    정숙한 여자라고 생각했었는데 어제와 오늘 그녀는 정숙한 거하고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천박한 여자로 보이는 건 아녔지만......

     

     

     

    "불편하면 입지 마요. 많이 걸을지도 모르는데."

     

    "그. 그럼 그럴까? 자기가 원한다면."

     

    "그냥 오늘은 다른 걸 입고, 다음에 입어요. 많이 걷지 않아도 될 때..."

     

    "그래. 그럼 내가 연습한 다음에 입을게"

     

    "연습이라고요? 그럼 내가 보는 앞에서 말고 다른 때도 그걸 입고 다니겠다고요?"

     

    "왜 안돼?"

     

    "저. 절대로 안 돼요. 그러다 누가 보기라도 하면. 시. 싫어요!"

     

     

     

    그는 어느새 그녀에 대한 소유욕이 생긴 듯 했다.

     

    자신 앞에서는 그녀가 얼마든지 야하고 또 그런 팬티를 입어도 좋지만 다른 사람 그 사람이 그녀의 속옷을 보지 못한다 해도 그런 팬티를 입는 것은 싫었다.

     

     

     

    "아. 알았어. 근데 자기 왜 그렇게 화를 내? 내가 민망하잖아...."

     

     

     

    그녀는 다시 팬티를 꺼내어 입는다. 이번에는 하얀 스타킹과 어울리는 하얀색 망사 팬티였다.

     

    일부러 야한 종류의 팬티만 가져왔기 때문에 지금께 그래도 제일 무난한 팬티였다.

     

    지금 그녀가 입고 있는 팬티들은 사실 남편이 돌아오길 바라면서 하나둘 준비해둔 것들이었다.

     

    그러나 정작 그 팬티를 입은 모습을 보고 있는 사내는 남편이 아닌 동현이었다.

     

     

     

    다음에 그녀는 꽃무늬의 넓은 치마를 입는다. 바람이 불면 하늘하늘 흔들리는 스타일이다.

     

    바닷가에서는 아주 위험해 보이는 스커트였다. 하지만 지금 다른 치마는 없었다.

     

    입고 있던 옷들은 이미 그의 정액과 자신의 탐으로 젖어 있었기 때문에 다시 입기는 기분이 조금 그랬다.

     

    자신이 입은 치마를 유심히 바라보는 동현이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표정을 짓는 순간

     

     

     

    "다른 소리 하지 마요. 치마는 이것밖에 없어요. 다른 것들은 당신이 당 망쳐 놨잖아요...."

     

    "..."

     

    "다른 옷들은 다 당신의 정액이 묻어 버렸단 말이에요..."

     

     

     

    그러면서 그녀는 사정하는 순간까지 자기 옷을 벗기지 않은 동현을 탓한다.

     

     

     

    "참 이상한 취향이야."

     

    "미. 미안해요."

     

     

     

    사실 그녀도 동현이 옷을 다 벗기지 않은 상태에서 사정하는 것에 대해 싫지는 않았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에서의 섹스에 비해 겨우 걸치고 있는 상태지만

     

    이상하게 옷이 몸을 가리는 게 안심이 되고 또 그로 인해 편안한 상태에서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옷을 입는다. 브래지어를 하고 그 위에 셔츠를 입는다.

     

    셔츠의 끝자락이 끈처럼 되어 있어서 앞부분을 묶는 형태이다.

     

    그녀가 입고 있던 스커트에 잘 어울리는 형식이다.

     

     

     

    모텔을 나서는 두 사람의 모습은 어제나 며칠 전에 결혼식을 끝낸 신혼부부같이 다정한 모습이다.

     

    누가 봐도 그녀가 동현에 비해 3살이나 연상이라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기껏해야 1살 아니면 동갑 정도로 볼 것이다.

     

     

     

    그날 오후 두 사람은 동해 바닷가를 산책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밤늦게야 출발해서 돌아왔다.

     

    물론 몇 번인가 그녀에게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방파제를 걷는 순간 파도와 함께 바람에 그녀의 치마가 날리면서 팬티까지 다 보이는 상황이 그렇지만 다행히도 그걸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뚜.뚜..뚜.. 지금은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서..."

     

     

     

    벌써 몇 번인가 동현은 전화기를 들었다가 전원이 꺼졌다는 맨트를 듣고 내려놓는다.

     

    오늘은 아침 출근 시간부터 지금까지 그러고 있다. 벌써 퇴근 시간이 가까이 와 있었다.

     

     

     

    그는 서둘러 하던 일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녀와 그날 헤어진 이후로 3일이 지난 오늘까지 그녀는 전혀 연락이 되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해보지만, 그녀의 전화는 수화기가 꺼져 있었다.

     

    보험 영업을 하는 그녀에게 있어 전화기는 무척 중요한 영업 수단인데 무슨 일이 있지 않고서는 전화기를 꺼놓았을 리 없었다.

     

     

     

    그녀가 사는 아파트에 도착한 동현은 초인종을 아무리 눌러도 안에는 대답이 없었다.

     

    30분 이상을 초인종을 눌러대는 통에 옆집 사람이 나와서 도대체 무슨 일이냐며 묻기까지 했지만

     

    그는 자신이 누구라고 옆집 사람에게 밝힐 처지가 아니어서 얼버무리고는 경비실에 물어보았다.

     

     

     

    "그. 집이요? 지금 사람이 없을 텐데요?"

     

    "아. 아니. 왜요?"

     

    "그러니까 월요일에 집 내놨다고 하며 열쇠를 저한테 맡기고 가셨어요"

     

    "뭐라고요?"

     

     

     

    경비원은 그녀가 급히 이사하게 되어 집이 나가기 전에 먼저 짐을 옮긴다고 하며

     

    복덕방에서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있으면 문을 열어 주라고 열쇠를 맡기고 같다는 것이다.

     

     

     

    눈앞이 깜깜해져 오는 걸 간신히 참으며 그는 아파트를 나선다.

     

    당장이라도 그녀의 사무실을 찾아가고 싶었지만 지금 시간에는 사무실에 찾아가 봐야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집을 향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그는 이해할 수 없는 그녀의 행동에 당황하면서도 그녀에게 아무런 일이 없다는 것에 조금은 안심한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그녀가 자기에게 아무런 연락도 없이 사라진 것에 대해 무척 화가 난다.

     

    그녀가 사라진 것은 아마도 자기에게서 달아나려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자 더욱 참을 수 없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

     

     

     

    아무리 생각해도 그는 그녀가 자신을 떠나게 만들 정도로 특별한 잘못을 한 것은 없었다.

     

    혹시나 자기가 너무 과격한 성행위를 해서 그러나 아닐 것이다.

     

    그녀 또한 무척 좋아했으니까, 그렇다면 왜 자신에게 연락도 없이 사라졌을까?"

     

     

     

    동현은 다음날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그녀의 사무실을 찾아보기로 했다. 사무실은 영업사원들은 다 나갔는지 경리사원만 지키고 있었다.

     

     

     

    "무슨 일이시죠?"

     

    "저. 뭐 좀 물어 보려고요."

     

     

     

    경리는 혹시라도 보험 가입에 관해 물어 보려는 것은 아닌지 하며 무척 반기는 표정으로 변한다.

     

     

     

    "우선 여기 앉으세요. 차는 뭐로?"

     

     

     

    그런 경리사원의 지나친 친절에 동현도 조금은 당황한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친절을 받아 주기에 동현의 마음은 너무 급했다.

     

     

     

    "여기 근무하는 보험 사원 중에 x 세현 씨라고 있지 않나요?"

     

    "아. 세현 씨요? 그분 지금은 안 계시는데..."

     

    "일하러 나가셨나요?"

     

     

     

    이렇게 묻는 동현은 그녀가 제발 이곳에서만은 연락할 수 있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아니요."

     

     

     

    경리사원의 대답에 실망 하는 표정이 그의 얼굴에 스치는 것을 경리사원은 눈치챈다.

     

     

     

    "무슨 일이시죠?"

     

    "아. 저 그게..."

     

     

     

    그는 사실대로 말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그녀에게 어떤 존재라는걸 그 자신도 설명할 수 없는 위치인 것이다.

     

    지금 자신의 위치를 굳이 남들에게 설명하자면 정부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그녀가 이혼한 사실을 경리가 아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부녀인 그녀에게 자신은 남자로서 대접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급히 연락일이 있는데 핸드폰을 받지 않더라고요. 전원이 꺼졌다고만 하고"

     

     

     

    그는 얼버무리며 묻는다. 그가 그녀의 핸드폰 번호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 경리에게는 그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이 된듯하다.

     

     

     

    "아마 연락이 안될 거예요.. 며칠 쉰다고 하셨거든요."

     

    "그래요? 언제 다시 나오신다고 했나요?"

     

    "글쎄요? 그런 말씀은 없으셨고 월요일에 나오셔서 몸이 좋지 않아 며칠 쉰다고.... 연락을 못 받으셨나 봐요?"

     

     

     

    경리는 그가 그녀에게 보험에 가입한 사람 중의 한 사람일 거라는 생각을 하는 듯 하다. 그러면서 눈빛에 조금은 불안한듯하다.

     

    마치 그녀가 보험 사고라도 내고 잠적하지는 않았나 하는 의심을 하는 듯 하다.

     

     

     

    "아. 그날 제가 자리에 없어서요. 알겠습니다. 다음에 돌아오시면 연락하시겠죠"

     

    "누구시라고 전해드릴까요?"

     

    "아. 아닙니다."

     

     

     

    그는 서둘러 사무실을 빠져나온다. 계속 있었다가는 그녀를 보험 사고를 내고 달아난 사람을 만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도 그녀의 행동에 대해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사무실에는 몸이 아프다고 하고 아파트경비실에는 이사를 하게 되었다고 하고 어딘가로 짐을 옮겼다는데.

     

    정상적인 경우라면, 아니 이곳에서 멀리 이사를 한 경우라면 회사도 그쪽으로 옮겨야 하는 게 아닌가. 아니면 회사는 계속 다니려는 것인가?

     

    그는 그녀가 회사를 옮기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그녀가 자신을 피해 달아난 게 아니라 생각하고는 조금 안심하며 그녀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 보기로 한다.

     

     

     

    또다시 1주일이 지나갔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

     

    사무실에도 출근하지 않았고 아파트 경비실에서도 전화만 왔었지 직접 오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젠 더 이상 그냥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뭔가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녀가 먼저 그에게 연락하려 했다면 벌써 여러 번 연락하고도 남을 시간이 지났는데 지금까지 연락이 없는 거로 봐서

     

    그녀에게 무슨 심각 일이 생겼거나 아니면 그를 피하고 있다.

     

     

     

    그녀가 살던 아파트 경비실에 다시 찾은 그는 몇 가지를 물어보고는 근처의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는다.

     

    중개업자와 몇 마디 나누고 집에 돌아온 동현은 이제 며칠만 참으면 된다고 속으로 생각하며 오랜만에 즐거운 마음으로 저녁 식사를 한다.

     

    그리고 며칠 후 은행에서 돈을 찾은 그는 지난번 들렸던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는다.

     

    약속 시간보다 30여 분 정도 늦을 거라는 전화를 미리 한 그는 시간의 여유가 많이 있는데도 중개업소 근처에 몰래 숨어 있는다.

     

     

     

    동현은 몰래 숨어서 중개업소에 들어가고 나오는 사람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살피고 있다. 벌써 약속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가 약속한 늦는다고 한 시간이 거의 가까이 왔을 때쯤 부동산 중개업소에 들어가는 여자의 모습을 보고 그의 눈이 빛난다. 그건 분명 그녀의 모습이었다.

     

    평소와 옷차림과는 많이 다른 평범한 아줌마와 같은 옷차림이었지만, 그리고 며칠 동안 감지도 않았는지 푸석한 머리를 하고 모자를 눌러 쓰고 있었지만,

     

    그는 알아볼 수 있었다.

     

    아니 그의 머리보다도 먼저 그녀를 알아본 장기가 있었다. 바로 그의 심장이었다. 그녀를 보는 순간 그의 심장은 참을 수 없을 만큼 띄기 시작했다.

     

    그토록 찾았던 그녀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그녀가 바로 지금 눈앞에서 중개업소로 들어갔다.

     

     

     

    그의 작전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그는 아무리 해도 그녀를 찾을 방법이 없다는 것에 아이디어를 하나 생각하게 되었다.

     

    부동산에 집을 내놨다면 설사 그녀가 직접 오지 않더라도 누군가 계약을 하러 올 것이고 그 사람은 최소한 그녀에게 연락이 가능한 사람일 거라는 판단으로

     

    부동산에 그녀가 내놓은 집을 사겠다고 하고 계약일을 오늘로 약속한 것이다.

     

     

     

    그녀는 부동산에서 계약자가 나타났다는 말을 들었을 때 왠지 모르게 조금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을 중개업소에 위임한다고 도장까지 맡겨 놓았는데 계약자가 굳이 주인과 직접 계약하겠다고 해서 나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딘지 모르게 불안했다.

     

     

     

    중개업자는 그녀가 들어오자 먼저 가계약한 서류와 함께 임시계약금을 건네준다.

     

    계약서에 적힌 상대방의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그녀는 불안감의 원인을 발견하고는 꼼짝할 수 없었다.

     

     

     

    "아니. 무슨 일이죠? 어디 아프세요?"

     

     

     

    그 이름은 분명 동현이였다. 그녀에게 지금 이런 사태를 만든 사내 그녀가 그토록 달아나려 한 사내, 그리고 그녀가 정말 만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사내,

     

    그녀를 너무 사랑하고 있는 사내. 아니 그보다 그녀가 너무 사랑하고 있는 사내의 이름이었다.

     

     

     

    "저에 이 계약 취소해야 하겠는데요?"

     

    "아니. 무슨 말씀이세요. 조금 있으면 계약하러 도착할 건데. 취소라니요?"

     

     

     

    그녀는 잠시 후에 동현이 도착할 거라는 중개인의 말을 듣는 순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더 이상 이곳에 있어서는 안 된다 "

     

    "두 번 다시 그를 만나서는 안 된다"

     

     

     

    그녀는 문을 열고 달리려 한다. 그러나 그 자리에 꼼짝하지 못하고 멈추어 선다. 아니 움직일 수 없었다.

     

    도둑질하던 현장을 잡혀 버린 초범의 죄인처럼 그녀는 움직이지 못한다.

     

     

     

    "오...랜 만이예요?"

     

    "......"

     

     

     

    바로 동현이 문밖에 서 있었다.

     

     

     

    동현은 그녀를 마지막으로 봤을 때와 너무 달라진 그녀의 모습이 마음이 아팠다.

     

    아름답던 얼굴은 수척해져 있었으며 화장도 하지 않은 듯 맨얼굴이었으며 그렇지 않아도 날씬한 몸매는 밥도 잘 못 먹었던지 가늘어져 있었다.

     

    당장이라도 그녀에게 따져 묻고 싶었다.

     

     

     

    "밥도 못 먹었느냐고, 왜 연락 안 했냐고."

     

     

     

    그렇지만 그는 참기로 한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그녀는 그를 피하고 싶었다.

     

     

     

    "어디 가요. 계약해야지?"

     

     

     

    그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녀에게 묻는다.

     

     

     

    "예? "

     

    "집 내놓지 않았어요?"

     

    "...."

     

    "어서 계약하죠. 나도 지금 바빠요. 그러니 빨리 계약합시다."

     

     

     

    그는 그녀를 다시 중개사 사무실에 밀어 넣는다. 그녀는 마지못해 밀려서 안으로 다시 들어온다. 영문을 모르는 중개인은 그를 발견하고는.

     

     

     

    "아. 오셨네요? 어머. 아시는 분이세요?"

     

    "네. 조금 알고 있습니다."

     

    "아 그래요? 이것도 인연인데?."

     

    "참. 언제 이사하실 계획이라고 하셨죠?"

     

    "글쎄요. 결혼하고 나서 집을 옮길 작정이라."

     

    "어머. 그래요? 언제 결혼하시는데요?"

     

     

     

    그녀는 그가 결혼한다는 소리에 깜짝 놀란다. 그새 다른 여자가 생겼단 말인가?

     

    그리고 그 여자와 결혼까지 할 정도가 되었나 하는 생각에 조금은 불안하고 그가 미워지기 시작하면서도 잘됐다고 생각한다.

     

     

     

    "그럼 계약하죠. 저도 시간이 없으니"

     

     

     

    그녀는 더 이상 그를 쳐다보고 싶지 않았다. 아니 그를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그동안 2주 동안 혼자 괴로워하며 잊으려 했던 모든 것들이 허사가 될 것 같았다.

     

    그녀는 서둘러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일어나며

     

     

     

    "잔금은 통장에 입금해주세요."

     

    "아니. 그냥 가시면 어떻게 해요? 집에 관해 설명도 해주셔야 하고. 또."

     

     

     

    동현의 요구는 어찌 보면 당연한 요구일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서의 그 요구는 뭔가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걸 세현이 모를 리가 없었다.

     

     

     

    "조...금 바쁜데..."

     

    "그래도 설명을 해주셔야죠? 그래서 집주인하고 계약하겠다고 한 건데"

     

     

     

    그때 중개사가 옆에 앉아 있다가 끼어든다.

     

     

     

    "바쁜 일이 아니면 설명을 해주셔할 것 같은데요? 그러고 나서 잔금 치르는 거로 하죠"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집에 대한 설명을 해주게 되었다.

     

    그녀로서는 정말 바라지 않는 일이었다. 한시라도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는데.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전혀 달랐다. 지금이라도 당장 그의 품에 안기고 싶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정말로 당신을 사랑해요..."

     

     

     

    그러나 그래서는 안 된다는 이성의 힘이 아직은 자제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단둘이 있게 된다면 그녀로서도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동현은 이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녀에게 같이 갈 것을 요구한다.

     

    그녀는 아무런 소리도 못 하고 그에게 지은 죄가 있어서 따라나선다.

     

    그녀의 집에까지 걸어가는 동안 동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앞에 걷고 있는 그녀의 뒤를 따라가면서 온갖 생각으로 머리는 복잡하다. 정말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정말 화가 났다. 그녀는 아무런 말도 없었다. 차라리 한마디 변명이라도 했으면 이렇게 답답하지 않을 텐데.

     

     

     

    그녀가 막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자 들어와서 보세요. 이상한 데는 아무 곳도 없어.... "

     

    "꽝!"

     

     

     

    갑자기 동현이 무서운 속도록 문을 닫는다. 그리고 그녀를 벽에 밀어붙여 세운다.

     

     

     

    그녀는 예감했던 일이 벌어지는구나. 어서 빨리 끝내고 동현에게서 벗어나겠다는 생각으로 두 눈을 감아 버린다.

     

    지금부터 어떤 일이 벌어지던 그녀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에게 해주는 마지막 사랑의 표현이라는 생각으로 참아 낼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녀 스스로 그걸 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녀의 육체는 이미 3년 동안 남편을 기다리며 참아온 한 남자의 아내로서 여자의 몸이 아니었다.

     

    이미 남자의 맛을 알아버린 아니 한 남자의 진정한 사랑의 힘이 전해주는 섹스의 쾌감을 경험한 상태라 그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두 눈을 감고 서 있는 그녀를 향해.

     

     

     

    "도대체 왜 그랬어요?"

     

    "......."

     

    "당신 날 떠나려고 그런 거죠?"

     

    "......."

     

    "제발 뭐라고 말 좀 해봐요!"

     

     

     

    동현이 이 정도까지 화를 낼 줄은 몰랐다. 그녀는 자신이 2주 정도 보이지 않으면 그가 자신을 잊고 새로운 출발을 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동현의 모습은 그녀의 예상과 전혀 달랐다. 마치 그녀를 죽일 것만 같았다.

     

     

     

    잔뜩 겁에 질린 그녀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기가 힘들었다.

     

    팽팽한 긴장이 흐르는 그 순간의 느낌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어서 빨리 동현이 자기 몸을 겁탈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만약 그녀의 생각대로 동현이 자기 몸을 겁탈하려 든다면 그녀는 형식적인 저항을 할 것이다. 그리고는 그에게서 멀어지는 기회로 삼으려는 생각이다.

     

    하지만 동현은 전혀 그럴 마음이 없는 듯 했다. 다만 분노로서 거친 숨소리만 내뱉을 뿐이었다.

     

     

     

    두 사람 사이 침묵의 시간이 흘러갔다.

     

    처음 그녀의 아파트에 들어 올 때만 해도 밖은 밝은 대낮이었는데 벌써 어두워지고 거리의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고 있었다.

     

    이제 두 사람은 서 있기에 지친 탓인지 바닥에 등을 기대고 앉는다.

     

     

     

    "세현 씨. 도대체 왜 그랬어요?"

     

     

     

    분노가 많이 수그러들었는지 부드러운 목소리로 동현이 묻는다.

     

    그렇지만 아직도 세현은 뭐라 대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지금 상황에서 거짓말로 둘러댄다면 동현의 분노로 인해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선 지금의 동현을 달래고 설득해서 자신과 동현의 현실을 알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현 씨. 우린 어떤 사이죠?"

     

    "...?"

     

    "동현 씨도 자신 있게 대답을 못 하는군요."

     

    "갑자기 그걸 묻는 이유는 뭐죠? 난 단 한 번도 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

     

    "난 당신과 잠자리를 한 그 순간부터 당신을 내 평생의 반려자로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이후로 단 한 번도 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

     

     

     

    그녀는 이미 이런 그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장애물이 너무 많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고 또한 자신의 그의 평생의 반려자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

     

     

     

    "하지만 당신과 난 결코 이루어질 수 없어요."

     

    "아. 아니 왜요? 왜 안된다는 거죠?"

     

    "그건 당신도 이미 알고 있을 거예요."

     

    "왜요? 당신이 유부녀라서요? 당신은 이미 이혼했잖아요. 그런데 뭐가 문제죠?"

     

    "그래요. 난 이혼녀예요. 하지만 당신은 한 번도 결혼한 적이 없는 총각이에요..."

     

    "아니 그게 왜 문제가 된다는 거죠?"

     

    "왜 그래요? 당신도 다 알고 있으면서 자꾸 이러면 서로에게 상처만 남길 뿐이에요. 여기서 그냥 끝내는 게 서로에게 좋을 거예요"

     

    "서로에게 좋은 선택이라고요? 당신은 나와 헤어져서 살수 있나 보죠? 하지만 난 그럴 수 없어요."

     

     

     

    그녀 또한 그와 헤어져서 살 수 없었다. 지난 2주 동안 정말 그녀는 그를 잊지 못하고 괴로워했었다. 그녀의 얼굴은 그런 증거를 나타내고 있었다.

     

     

     

    "제발 인제 그만 해요. 난 결코 당신의 아내가 될 수 없다고요!"

     

    ."왜요? 왜 안된다는 거죠?"

     

     

     

    그녀는 아무리 설명을 해봐야 그를 설득할 수 없을 거라는걸 알 수 있었다.

     

    처음부터 시작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그저 마음속으로 서로를 사랑하는 그런 존재로 옆에서 지켜보는 사랑으로 끝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 그러다 그에게 다른 여자가 생기면 두 사람의 관계도 끝이 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날 그녀는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었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아무 남자 하고나 잠자리를 했을 수도 있었다.

     

     

     

    "......"

     

    "세현 씨!"

     

     

     

    오랜만에 들어보는 그의 다정한 목소리다. 이제 그도 어느 정도 그녀의 행동에 대해 이해를 하는 것 같았다.

     

     

     

    "......."

     

     

     

    "세현 씨가 왜 나에게서 달아나려 하는지 이유를 알겠어요.

     

    하지만 난 절대 당신을 보내 줄 수 없어요. 당신이 내 곁을 떠난다면 난 아마 이 세상을 살아가는 희망이 없어질 거예요."

     

     

     

    "......"

     

     

     

    "물론 당신과 결혼한다고 무조건 행복해질 수는 없다는 것도 알아요, 또 당신과 결혼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거예요."

     

     

     

    "하지만 난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왜 자꾸 자신을 속이려 해요.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는 게 아녀요. 당신의 얼굴이 그걸 말하고 있어요. 당신이 날 잊기가 얼마나 힘이 든다는 걸...."

     

    "하지만...."

     

    "제발 인제 그만 날 괴롭혀요. 당신이 날 사랑한다면 제발 그냥 내가 하자는 데로 따라와 줘요."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오늘 처음 그의 얼굴을 봤을 때 그녀는 마음 한구석이 비수로 찌르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그의 얼굴이 너무 상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또한 그녀와 연락이 되지 않는 동안 무척 괴로워했다는 증거였다.

     

     

     

    "인제 그만 일어나세요. 어디 가서 저녁이나 먹어요. 나 배고파요. 점심도 먹지 못했어요."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일어서서 나가는 그의 뒤를 따라나선다.

     

    어느새 9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근처의 식당에서 오랜만에 마음 놓고 저녁을 먹은 두 사람은 근처의 커피숍에 다시 마주 앉는다.

     

     

     

    "세현 씨. 조금 전에 내가 말한 데로 그냥 따라오시는 거죠?"

     

    "......."

     

    "왜 대답을 못 하는 거죠?"

     

    "아. 알았어요."

     

     

     

    그녀는 마지못해 대답하지만 그녀의 생각에는 조금도 변하게 없었다.

     

     

     

    "지금 어디 있어요?"

     

     

     

    그는 그녀의 대답에 확신을 얻지 못한다. 지금 생각 같아서는 그녀를 그냥 보내주지 않고 같이 있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쉽지 않았다. 그녀의 집에는 사람이 기거할 수 있는 물건들이 하나도 없이 텅 비어 있는 상태였다.

     

    그렇다고 동현의 집에 데려갈 수도 없었다. 집에 있는 부모님에게 너무 큰 충격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그냥 있을 곳에..."

     

     

     

    그녀는 사실 이삿짐 센터에 짐을 맡겨 두고는 근처의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집이 계약되면 새로 이사할 집을 알아볼 작정이었다.

     

     

     

    "오늘은 내가 당신이 지금 있는 곳까지 따라갈 거예요."

     

    "그러지 마요. 내가 미안하니까"

     

    "당신 또 달아나려 한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오늘은 그냥 당신이 지금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려 주세요."

     

     

     

    그녀는 어쩔 수 없었다. 우선은 그를 안심시키고 나서 다음 일을 생각해보기로 했다.

     

    동현은 그녀가 기거하고 있는 곳이 근처의 고시원이라는 사실에 조금은 안심했지만 그래도 왠지 불안했다. 그렇다 그녀를 어디에 가두어 둘 수도 없었다.

     

     

     

    "내일 일어나면 바로 전화해요. 알았죠? 그리고 이제부터 핸드폰 받고요! 참 짐 맡겨둔 이삿짐센터 전화번호가 뭐예요?"

     

    "왜요?"

     

    "그냥 알려 주세요"

     

     

     

    그녀는 전화번호를 적은 쪽지를 그에게 건네준다. 최대한 그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게 그를 안심 시킬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에서다.

     

    전화번호를 받은 다음에야 그는 돌아갔다.

     

     

     

    그녀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고민 때문이었다.

     

    차라리 그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게 좋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지만 그러기에 그에게 너무 큰 요구를 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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